2024.04.29 (월)

오동도, 동백 꽃술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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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동백 꽃술 붉다

바다 위 꽃섬에 너무 늦지 않게 다녀가세요

-바다 위 꽃섬에 너무 늦지 않게 다녀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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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이 핀 오동도


 3월의 오동도는 동백숲에 들면 사람도 꽃이 되는 축복의 꽃섬이다.


 나무에서 한번 피고, 꽃송이 채 툭 떨어진 땅에서 한번 피고, 마음에서 한번 더 핀다는 동백의 꽃말은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이다.

 여수 바다의 꽃섬, 오동도에서 동백이 꽃술을 활짝 열어 동백앓이를 하려는 중이다.

 오동나무가 많았다는 설과 섬의 모양이 오동잎을 닮아 오동도가 불리기 시작했다고도 하는데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도 지정된 곳이며 전국 최대 동백 군락지이다.


 오동도 입구에서부터 섬까진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입구에 있는 ‘동백열차’를 타고선 5분 만에도 갈 수 있다.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여 1인승과 2인승 커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길도 조성되어 있어 바다를 배경으로 섬을 한 바퀴 돌아보며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3월 초순, 아직 쌀쌀한 날씨지만 동백열차를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이로 휴일을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방파제 위 인도를 가득 메웠다.


 연륙교를 지나면 나오는 갈림목에선 오른쪽 길을 선택해 한 바퀴 도는 걸 추천한다. 완만한 능선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아이도, 어르신도 부담 없이 걷기 좋다. 천천히 걸으면 1시간, 빨리 걸으면 30분 안에도 섬 전체를 산책할 수 있다.


 아직 만개하지 않아 듬성듬성 핀 동백꽃은 안쪽 햇살이 좋은 곳은 군락을 이룬다. 오동도의 동백은 새가 수정해 피는 조매화로 작고 촘촘하게 피는 게 특징인데 3월 중하순경이면 무더기로 꽃술을 열어 온 섬을 붉게 물들여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섬 중간에 자리한 찻집에선 말린 동백꽃을 끓여 우려낸 향긋한 동백차를 마시는 운치도 누려보자. 동백꽃 목걸이나 동백꽃 화환이 놓인 포토존과 소품들이 정겹게 놓인 좋은 야외 탁자에 앉아 동백숲에 스며들다 보면 사이사이로 여수 앞바다가 출렁거린다.


 수원에서 가족여행으로 오동도를 찾았다는 관광객은 “하늘을 가리는 자연림으로 우거진 동백숲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며 내년에는 꽃이 만개할 시기에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하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절경인 오동도 숲에 안겨들다 보면 바다로 내려가는 용굴이나 기암괴석들 너럭바위들이 오동도의 풍광에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오동도에는 동백과 더불어 시누대가 곳곳에 자라 있는데 옛날 이곳에서 이순신이 군사를 조련하고 시누대를 잘라 화살로 사용했다고 한다.

 시누대 터널을 지나면 후박나무 동백나무 군락지를 만날 수 있고 오동도에서 가장 넓고 길게 바다로 나간 갯바위가 나오고 곧 하얀 등대가 서 있는 오동도 정상에 닿는다.

 

 칼칼한 바닷바람을 가슴에 담고 내려오다보면 데크가 잘 깔아진 숲길 사이사이로 지역 시인들의 시화가 배치되어 있어 발길을 멈추고 시를 읽는 재미도 오동도에 대한 추억의 한 깃을 세우게 한다.


 오동도의 봄이 짧으니 나무에서, 땅에서, 마음에서 피어 날 동백꽃 보러 오세요.

 탁 트인 바닷길 따라 너무 늦지 않게 다녀가세요.


주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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