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금)
-여수여객선터미널 하루 두 편, 백야도 선착장 세 편 운항
-출렁다리 기암절벽 협곡사이 높이 65미터 길이 100미터 폭1.5미터
2019년 전라남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봄에 가고 싶은, 꽃보다 아름다운 섬 7선’에 우리 여수지역 하화도가 뽑혔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겨울에 가고 싶은 섬’ 10선 선정 이후, 연중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계절별로 방문하기 좋은 섬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섬 하화도! 하늘과 바다, 그리고 온통 꽃, 꽃이다.
여수의 많은 섬들 중에서 가장 예쁜 이름을 꼽으라면 하화도, 바로 '꽃섬'이다. 꽃섬 하화도는 이름에 걸맞은 꽃길이 조성되어 있다. 바다를 벗 삼아 섬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다. 약 5km의 길가에는 꽃이 하나 가득이다. 꽃섬이라는 이름값을 하는지 봄날의 유채꽃에 앉아 있노라니 나풀거리는 나비가 된듯하다. 여름이면 나리꽃이 수줍은 듯 꽃망울을 피우고, 가을에는 구절초도 군락을 이뤄 화사함을 뽐낸다.
여수 백야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40분정도 가면 화정면 하화리 하화도에 도착한다. 개도를 거쳐 왼쪽은 하화도, 오른 쪽은 상화도이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바로 아랫꽃섬과 윗꽃섬이 마치 연인처럼 마주 보고 있다.
멀리에서 봤을 때 여자의 구두처럼 생겼다고 해서 하이힐 섬이라고도 하고 소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소머리 섬이라도 한다.
하화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는 조선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쯤이라고 한다. 전쟁을 피해 가족과 함께 뗏목을 타고 피난을 가던 성명 미상의 안동 장씨가 우연히 하화도를 지나게 되었다. 마침 섬에 동백꽃과 섬모초, 진달래가 만발하여 매우 아름다운 섬이라 여기고 정착함으로써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일설에는 이순신 장군이 전선을 타고 봇돌바다를 항해하다가 꽃이 활짝 핀 아름다운 섬이라 하여 '화도(꽃섬)'로 명명했다고도 한다.
작년 여름, “남도 한바퀴” (광주~여수 하화도 섬 투어코스)투어로 하화도에 문화관광해설사로 간 적이 있다. 그 날 아침부터 어찌나 비가 쏟아지는지 걱정이 앞섰다. 광주에서 출발한 버스에는 40명의 관광객이 타고 있었다. 모두가 바다가 있는 섬에 온다고 얼마나 기대에 차서 오고 있을지 오랜 기간 문화해설사를 해온 나는 알고 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바람의 힘을 합쳤는지 계속해서 쏟아 내렸다. 하화도로 향하는 배를 타고 하화도를 가는 동안 속을 타게 만든 건 빗소리와 바람소리였다. 비가 그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온 마음으로 기도하였다.
하화도에 도착하여 예약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놀랍게도 다행히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기 시작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2008년 하화도의 야생화꽃섬 조성사업, 총 5km의 생태탐방로가 오밀조밀 생겨났다. 600m의 데크길, 구절초, 원추리 야생화를 모아 작고 예쁜 정원처럼 꾸며놓은 7.722m의 야생화단지가 있다.
순넘밭섬 구절초 공원이 있고 큰 산 전망대에서는 멀리 낭도와 고흥의 팔영산이 보이고 깻넘전망대, 나무데크길, 큰 굴전망대, 애림린 야생화 공원이 있다.
마을 앞 해안 길에서 큰 굴까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 좋다. 어린이나 짧은 산책 코스로도 좋다. 큰 굴은 하화도가 품고 있는 최고의 비경이다. 깎아지른 절벽과 절벽 사이에 파도가 들이치고, 절벽 아래에는 커다란 동굴이 있다.
최근에 이곳 깻넘전망대에 올라 서쪽 아래로 꽃섬 출렁다리가 생겼다. 큰골이라는 기암절벽 협곡사이에 높이 65미터 길이 100미터 폭1.5미터로 2017년 3월에 개통되었다. 케이블을 이용한 현수교 방식인데 정말 걷다보면 아찔할 지경이다.
그러나 상상했던 것보다 출렁거리지 않으니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멋진 경관과 어우러진 우리들의 힐링의 시간을 여기 출렁 다리에서 만끽하길 바랄 뿐이다.
생태탐방로로 대부분 목재 데크로 조성되어서 자연친화적임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계단식으로 되어 걷기도 좋고 나무가 우거져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들이마시는 숨마다 기분이 상쾌하다. 간간이 나무 사이로 내비치는 바다도 걸음을 가볍게 한다.
섬 전체를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두 세 시간 정도면 적당하다.
하화도를 만나러 가려면 여수에서 배를 타야 한다. 고속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된다.
그리 먼 길이 아님에도 배편은 넉넉한 편이 못 된다.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는 하루 두 편, 백야도 선착장에서는 하루 세 편 운항하는 게 전부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출발하기 전에 꼭 운항 정보를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봄날 도시에서의 삶을 잠시 벗어나 여수 아름다운 하화도의 매력에 빠져 보시길, 올 봄에 ‘가고 싶은 꽃보다 아름다운 섬’ 자연의 모습 그대로의 예쁜 이름 꽃섬에 꼭 오시길 바래본다.
문화해설사 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