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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의 시 읽어 주는 남자키스ㅡ 구스타프 클림트 > 신병은 시인 귓불을 스친 그 바람이 수상하다모둠발로 엿보던 그 눈길이 수상하다허리춤 휘감아오던 그 손길이 수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와락 디밀고 들어온 그대 아니던가요그때 그대도 물길로 열렸을까요함께 출렁였을까요 아릿한 현기증이 수상하다식물성 풀벌레소리가 수상하다상큼 발랄한 바람의 화법이 수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마구 아찔한 유혹에 젖던 그대 아니던가요그때 그대도 꽃이었을까요함께 고요했을까요 적막하다고그립다고혼자말로 운을 떼었을 뿐인데불쑥 한발 침묵의 깊이로 디밀었던 당신그날, 온통 꽃이었지요 -제5회 한국문학인상 수상 작품- * 詩詩한 이야기 * >우동식시인 - 그 나름의 삶이 들어 있는 시와 그림 이 작품은 한국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올해 제5회 한국문학인상 수상 작품이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이 모티브가 되어 신선하고 발랄한 상상력과 함께 설렘과 그리움이 짙게 배여 나오는 시이다. 시인은 30년의 시 경력과 한국문단의 중견 문학인 일뿐 아니라 그동안 많은 미술 평론을 했고 이번에 <미술평론집>을 출판 할 정도로 미술평론에도 조예가 깊다.그림을 읽어 내는 시인의 눈빛은 그윽하고 깊으며 본질을 향한다. 예술행위라는 것이 위대한 창조 활동을 통해 결국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노력이라면 시와 일맥상통 한다. 미술 감상은 인간 읽기이고 인간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활동이다. 잭슨 폴록이 한 말처럼 ‘그림은 그 나름의 삶이 있다’ 클림트는 여자를 육체적 사랑과 플라토닉 사랑의 상대로 이분법적으로 대한 분열적인 사람이었다. 클림트의 여인 중 전자를 대표 하는 이가 치머만이고 후자를 대표하는 이가 에밀리 플뢰게였다고 한다. 이 그림 ‘키스’는 그의 운명의 연인인 에밀리 플뢰계라고 한다. 관능적인 여성 모티브와 유려한 선, 경멸을 담은 듯한, 무심한 듯한 표정을 한 팜므 파탈의 이미지,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이고 기하학적인 장식 모티프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들은 상징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로 관람객들을 매혹 시켰다. 클림트의 작품 키스는 꽃이 잔뜩 핀 벼랑위에 남녀가 서로 껴안고 있다. 그 바람, 그 눈길, 그 손길이 수상하다. 남자는 여자의 뺨에 입맞춤을 하고 여자는 그 감흥에 몰입해 있다, 고 생각하는 순간, 와락 디밀고 와 물길이 열렸고 출렁거렸다. 여자의 손가락이 말려들어 가는 모습에 그 감흥의 정도를 짐작 할 수 있다. 짜릿하고 달콤한 첫 키스를 경험하는 황홀한 순간 현기증이 일고 풀벌레소리가 자지르지게 들렸고 바람의 교태로 읽혔다. 고 생각하는 순간, 아찔한 유혹과 침묵의 깊이로 불쑥 꽃이 피었다. 클림트의 벼랑 위의 사랑이 황금 꽃밭이요. 꽃으로 피어난다. 직사각형 패턴의 남성성의 의상도 원형패턴의 여성성의 의상도 금빛 찬란한 하나로 화해되어 경계나 구별이 사라지고 단단하게 결합 되어 있는 모양이다. 이 시에서 ‘그날’ 이라는 한 단어가 그림과 시, 상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가 만나는 교묘한 지점이다.분해와 해체 그리고 아슬아슬한 설레임으로 재구성한 신(神)적 경지의 작품으로 보인다. 클림트의 그림 해석을 통해 시를 창작하고 있고 시를 통해 새로운 그림을 형상화하고 있다.클림트는 플라토닉의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이 그림에 담았고 그 그림을 확장하고 상상력을 더해 이 시는 표현 해 주고 있다. 상상력을 잘 다스려서 기묘한 것을 만나게 되면 그 정신은 사물과 함께 노닐게 되는 모습이다. 그 앞에서 경계는 무장 해제 되고 풀리게 되며 온통 꽃으로 피어날 뿐이다. ‘숨이 홀딱 넘어 갈 뻔한 키스’가 그립다. 우동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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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의 <시 읽어 주는 남자>우동식의 <시 읽어 주는 남자> 하선(下船) 이성배 밥은 묵었나 내사 요새 통 밥맛을 모르겄다 아이가 담배 하나 도그래도 담배 맛은 안변하니 쪼개이 더 살것제사람이 희안하제 바다 우에서는 그리도 바다가 실터마는 바다 내음 못 맡으니 답답해 미치겄다 그래 우짜노 요래 쪼그리고 썩은 갯냄이라도 맡아야지 한 세상 잠깐 인기라 열여덟에 첫 배 탔으니 벌써 오십년이 지났따 아이가그때가 좋았는기라 전부 손으로 해서 심은 들었찌마는 앞 바다만 나가도 맹태가 천지삐까린기라 한 배 잔뜩 풀어 놓으면 그기 다 돈이였제여편네 주고도 한 매칠 방석집 가서나들 궁디는 두드릴 수 있었다 아이가 그라다가 그 맹태 쪼차서 북양까지 안갔더냐 니 산만한 파도 못봤제 바다가 벌떡 일어나 산처럼 덮치는 기라 파도가 몸에 묻으몬 그대로 칼이 박히는기라물에 살갗이 찢어지는 기라 말도마라 죽을 고비 수없이 넘겨따 아이가 죽은 사람 쌔삤다 아이가 어이구 우째 그 일을 했는지 인자는 천만금 준다캐도 못할끼라 못난 서방 파도 우에 띄워놓고 간 졸이다 그기 병이 되가꼬 마누라 일찍 안갔나 자슥들 다 소용없는 기라 지 잘나서 큰 줄 알제 오데 애비 에미 고생 모른다카이 한 세상이 배 위 인기라 사는 기 파도 우에 미끄럼인기라 내는 고기를 쫓고 또 태풍은 나를 쪼차오고 죽을 똥 살 똥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벌써 여기 아이가 참말로 잠깐이제 잠깐 인기라 이제 고마 내도 세상에서 내릴 때가 된기제항구가 바로 코 앞이제 담배 하나 더 도고 <詩詩한 이야기 > "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는 순간....." 우동식(시인)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있는 경상도 한 사내가 보인다. 경상도 구수한 사투리로 담배 연기처럼 한 모금씩 풀어놓는 그 이야기보따리는 술술 풀리지만 그 내용과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그 옆에서 열심히 그 이야기를 받아 적고 있는 또 한 사람, 시인이 보인다. 눈을 지그시 감고 지난날이 오버랩 되면서 일생을 되돌아보는 화자의 독백을 그대로 필사 하듯 받아 적는다. 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는 순간이다. 이 시를 보면 누구나 시인이며 누구나 시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뒤돌아보면 모두가 시요. 시적인 삶이고 또 삶은 곧 시문이다. 왜 시인은 ‘담배 하나 도’ 로 시작하여 ‘담배 하나 더 도고’로 시문을 매듭지었을까? 인생이라는 게 담배 한 개비 피우는 사이, 담배 한 개비의 연기가 사라지는 순간임을 암시하고 있다 ‘참말로 잠깐이제 잠깐 인기라’ ‘한 세상이 배 위 인기라 ’ ‘사는 기 파도 우에 미끄럼인기라’ “나 두야 간다 /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 보낼 거냐 / 나두야 가련다” -떠나가는 배 중략, 박용철박용철시인은 일제 강점기, 내일을 기약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래도 미래지향적인 의지를 지니고 ‘나두야 가련다, 라고 인생을 배에 비유하고 있다. “칼로 물을 베니 물은 계속 흐르기만 하고, 술로 근심을 달래니, 근심은 더욱 깊어만 가네,인생어디 뜻대로 되는 게 있으랴, 훌훌 벗어던지고 홀몸 일엽편주에 맡겨보리라” 이백시인의 고백처럼 망망대해에 일엽편주(一葉片舟)로 떠 있는 배가 인생 일 뿐이다. ‘바다가 벌떡 일어나 산처럼 덮치는 기라/ 파도가 몸에 묻으몬 그대로 칼이 박히는기라/물에 살갗이 찢어지는 기라/ 말도마라 죽을 고비 수없이 넘겨따 아이가’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인생의 배를 띄워놓고 일생을 항해 하다가 항구에 닿는 것이 하선(下船)의 순간이다. ‘이제 고마 내도 세상에서 내릴 때가 된기제 항구가 바로 코 앞이제 .헛되고 헛되니 헛되고 헛되도다 해 아래 수고한 모든 수고가 무슨 유익이 있는고 다 바람을 잡는 것 같다는 잠언 솔로몬의 고백이 들린다. 유안진의 ’바람의 아들 ‘이고 서정주의 나를 만드는 자화상의 ’팔 할이 바람‘일 뿐이다. 당신의 배는 어디쯤 항해 하고 있는가? 당신의 배는 안전 한가? 서로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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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의 <시 읽어 주는 남자>우동식의 <시 읽어 주는 남자> 시들지 않는 꽃 서수경 일주일에 한번씩연화 엄니를 만나러 가는 길잃은것이 많아하늘도 못 쳐다본다는 그녀, '엄니 저 왔어요' 방 한 켠 복사꽃이 리본을 달고 웃는다‘엄니 저건 무슨 꽃이어요?’‘응 저거 어버이날 아들이 줬는데 참 좋아꽃은 시들어 없는데 잎은 파랗게 그대로 있어 또 꽃피겠지?’그러고 보니 새순이 예쁘다 살며시 꼬집었는데 아프지 않다 조화다'엄니 그렇네,새 순 좀 봐 아들이 생각이 깊네잘 키워야 쓰것구만'엄니는 날마다 눈 맞추고 물 갈아주며 하늘로 보낸 아들처럼 살핀다. 박복한 가슴 칠 때도 시들지 않고 꼭 그만큼 만 자란변하지 않는 꽃을 품에 꽂았나 보다 구순이 다 된 노모의 가슴에아들은 시들지 않은 꽃이다 /시시한 이야기/ 우동식 “자식은 우주의 집중으로 피워 낸 시들지 않는 꽃 ”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손상기화백의 <시들지 않는 꽃>이 연상 된다.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이미지도 그렇다.어쩌면 그 전시회를 감상하면서 그 그림을 보고 이렇게 읽었는지 모를 일이다. 여수 출신의 천재 화가 손상기는 3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3세 때부터 앓은 구루병 탓에 척추만곡(꼽추)이라는 불구의 몸으로 평생을 병마와 싸우면서도 예술혼을 불태우며 자신의 길을 걸으며 발자취를 남겼다. 손상기는 문학성과 시적 감수성이 풍부한 화가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며 이미지의 집약을 통한 시 같고 문학작품 같은 그림을 남겼다. 그는 스스로를 이미 시들어 버려 더 이상 시들 수 없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더 영원 할 수 있는 존재이고 싶었던 것이다. 이 시의 시적인 화자는 일주일에 한 번 씩 노인을 방문하여 돌보는 생활지도사 인 것 같다. 구순의 노모와 나누는 대화가 따뜻하기도 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자식을 부모보다 먼저 보내고 하늘도 못 쳐다본다는 그녀, 옛 부터 우리는 자손이 부모나 조부모 보다 먼저 죽는 아픈 심정을 참척(慘慽)이라 하였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고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눈이 멀 정도로 슬프다는 뜻으로 아들이 죽은 슬픔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상명지통(喪明之痛) 이거나 마치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같다는 견지에서 단장지애(斷腸之哀)라 하기도 했다.죽음은 근심과 슬픔을 불러 일으켜 넋이 빠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 아픔이 있는 것이다. 어버이날 아들이 사 준 조화 복사꽃이 리본을 달고 방 한 켠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미 꽃은 떨어져 나가고 잎만 파랗게 나 있는데, 노모는 날마다 눈을 맞추며 정성껏 물을 갈아주고 아들처럼 보살핀다.부모의 가슴속에 아들은 변하지 않은 꽃, 시들지 않은 꽃으로 존재한다.정용화시인의 싯귀처럼 ‘우주의 집중으로 피워낸 꽃’이 자식 일게다. 일 상 삶에서 이미지 한 컷을 잡아내어 자식과 부모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아픔, 소중함을 절절이 보여준다. 오월 가정의 달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우동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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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의 <시 읽어주는 남자>우동식의 <시 읽어주는 남자> 연등 최향란 운문사 만세루에 앉아 팔각 세계로 들어온 구름 본다연등 골조 사이사이 한지 붙이고풀이 마르기까지깊고 어두운 세상을 향해한 쪽 끝만 말은 연꽃잎 펼쳐둔다위에서부터 하나하나 꽃잎 붙이는 손가락허공에서 섬세하다윗줄과 아랫줄 거리 구름 자리하고오랜 불면과 삐걱대는 그림자는 바람의 손길로 상하좌우 살핀다잃었던 길 원 그리듯 돌면서오래된 슬픔을 균형 있게 붙이고 나면 다시 바람이 되돌아 올 시간 기다린다연못에 피어있던 연꽃 보이고세월 흐르고 흘러도 사라진 게 아니라는 소리 듣고 있다아주 오래전 사천왕상 손에 꽃과 창 쥐어주며우주사방 지키는 수호신 되어라 명 하였다는그 소리에 귀 기울인다한 호흡 잠시 멈추고꽃잎 반대 방향으로 붙이는 초록받침구름문 활짝 열었나니 마침내 연등불 켠다 詩詩한 이야기 우동식 시인 -연꽃 한 송이 피는 것도 우주 삼라만상이 집중한 것,-연등하나 드는 것도 우주를 밝혀 빛내는 것, 운문사는 경북 청도군에 있다. 운문사 경내에는 정면7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인 만세루가 있다.시적인 화자는 만세루 앞마당에서 연등을 만들고 있고 시인은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구도(求道)를 생각 한다 불면과 삐걱대는 그림자를 지우고 잃었던 길을 찾고 오랜 슬픔을 견디고 나면 연꽃이 바람의 시간으로 되돌아와 연등이 된다. 여기서 바람은 ‘바라밀다’로 읽혀진다. ‘바라밀다’는 산스크리트어로 완전한 상태, 구극(究極)의 상태, 최고의 상태를 뜻한다. 불교에서는 연꽃을 신성시 한다. 연꽃을 이르는 표현으로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항상 맑은 본성을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맑고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 세상을 정화 한다는 말로 연꽃을 통해 불교의 진리를 설파 한다. 진흙 곧 사바사계에 뿌리를 두되 거기에 물들지 않고 하늘을 향해 즉, 깨달음의 세계를 향해 피어나는 속성을 말한다. 2009년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700년 된 연꽃 씨앗이 꽃을 피웠고 ‘아라홍련’이라 이름하여 현재는 그곳에 연꽃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다.실제로 2천년이 넘은 연꽃 씨앗이 발아 된 예를 보면 연꽃은 생명을 비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부처님의 탄생 발걸음에서 부터 좌대에도 부처님의 설법 염화미소에도 사천왕상의 손에서도 연꽃이 등장한다. 세월 흐르고 흘러도 사라진 게 아니라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최향란 시인은 운문사에서 구름을 활짝 열어젖히고 마침내 연꽃이 연등이 되어 불을 밝히는 모습을 노래한다. 어두운 중생들을 향한 구도의 절정이다.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어두운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기를 바라고 따뜻한 마음이 불빛처럼 온누리에 퍼져나가기를 발원하는 것이다.시인은 연꽃 한 송이 피는 것도 우주 삼라만상이 집중한 것이며 연등하나 드는 것도 우주를 밝혀 빛내는 것임을 시적 메타포를 통해 말하고 있다. 곧 사월 초파일은 석가탄신일이다. 스스로 마음에 등불 하나씩 준비하여 운문사 솔바람길을 걸어 만세루에 앉아 처진 소나무와 불 꺼지지 않는 연등을 무심히 바라보고 싶다. 우동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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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의 <詩 읽어주는 남자>우동식의 <詩 읽어주는 남자> 바람의 이유 박혜연 내 안에서 바람이 풀려 나왔지너는 그 바람을 잡고 내게로 왔다 풀리는 것들은 부드럽고 강하다 햇살이 풀려서 나무가 자라고 바다가 풀려서 섬이 자라고 내가 풀려서 네가 자란다 나는 풀리는 혀로 너를 핥는다 나는 풀리는 눈으로 너를 읽는다 나는 풀리는 귀로 너를 듣는다 너는 풀리면서 꽃으로 피고 너는 풀리면서 수평선 별로 뜨고 너는 풀리면서 사랑을 한다 네 속에 바람이 불 때 그 바람을 잡고 내게로 돌아온다 바람은 바다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네 속에서 불어오는 것이다 내 속에서 네가 돌아오듯이 네 속에서 내가 돌아온다 ///詩詩한 이야기/// 풀리는 것은 강하다. ...그리고 그 바람은, 네게서 내게서 온다. 사물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이미지의 형상화 작업은 그 사물의 깊은 곳을 살펴보고 난 뒤에라야 가능한일이다. 그 사물과 거리를 두고 오랫동안 머물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밑바닥까지 구석구석을 보아야 하고 그 사물의 모든 것을 살펴야 한다. 사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살필 때 좋은 시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의 의미를 통찰하는 시선이 필요하다.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 순간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사물을 깊이 응시하는 시선과 교감을 통한 사유에서 온다. 박혜연 시인은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여수지부장이다 그의 첫 시집 【붉은 활주로】 에 실려 있는 <바람의 이유>는 응시와 사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서 바람의 속성과 실체를 이야기하고 있다. 바람의 혀를 보았고 바람의 눈을 보았고 바람의 귀를 보았다. 그리고 그 바람이 되어 바람의 풀리는 혀로 핥았고 바람의 풀리는 눈으로 읽었고 바람의 풀리는 귀로 들었다. 그 바람은 다분히 풀리는 바람으로서 자유로운 영혼이다. 생명을 불어넣는 바람이다.이 바람 속에는 우주를 향하는 길이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보인다. 시인은 바람과 소통하면서 사유의 폭을 확장하고 있으며 내면의 깊은 의미를 성찰하는 기회로 삼는다. 싱그러운 봄 날 생명이 약동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풀리는 것은 강하다. 그리고 그 바람은 바다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네게서 내게서 온다. 그 바람은 희망(希)이고 욕망(欲)이고 바람(風)이다. 서정주 시인은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했다. 인생의 80%는 바람 때문에 산다는 것이다. 강한 바람 센바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풀리는 바람이 있다, 봄 바람이 있다. 풀리면서 꽃은 피고 풀리면서 수평선 별은 뜨고 풀리면서 사랑을 한다. 내 안에서 바람이 풀려 나온다. 우동식 <시인, 낭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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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의 <시 읽어주는 남자 >우동식의 <시 읽어주는 남자 > 목련쇼 우동식 전화가 왔다 잘사냐? 목련꽃이 피었는데 하늘궁궐 모델쇼 같다야 합장한 도도한 시선 캣워크 런어웨이 나무 끝에서 읽는 강렬한 시 그림 꽃부터 피는 지붕 한 채의 몰입 몇 초간의 사랑 후 확 저버리는 꽃불 의식을 치른 후 슬럼프를 생각하는데 또 전화 한통이 왔다 친구야 목련꽃이 다 지는데 똥 닦은 휴지 같다야 백목련 우동식 저 참한 여인네는 왜 소복을 반쯤 벗고 속치마를 휘날리고 난리야 근데 저 햇살은 왜 자꾸 몸을 더듬고 열을 올리고 지랄이야 저 바람은 왜 또 하얀 저고리를 치켜들어 올리고 자빠졌나 바람 난 봄이 미쳤나 나는 왜 또 몸이 근질근질 지랄옘병 이야 천형이야 -----詩詩한 이야기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듯 소복소복 담았다가, 하얀 꽃잎을 활짝 펼치는.... 여수시 상암동에는 진달래 군락지인 명산 영취산이 있고 그 아래는 상암초등학교 교정과 상암교회가 나란히 앉아있다. 필자는 그 근처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상암교회 앞뜰에 있는 목련 나무에서 봉긋하게 기도하는 손 같은 꽃봉오리가 솟는 것을 몇 일전 보았다. 몇 년 전에 그 자리에서 너무나 목련꽃이 탐스럽고 예뻐서 심취하였다가 쓴 시가< 목련쇼>이다. 순백의 탐스러운 자태와 우아하고 귀족적이며 고고하면서도 경건하게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듯 소복소복 담았다가 손을 열면서 하얀 꽃잎을 활짝 펼치는 것이 얼마나 건사한지 교회 종탑 십자가와 어울러져 경건하기까지 했다. 하늘궁궐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모델들이 모델쇼를 하는 것 같았다. 그 모델쇼는 도도했고 강렬했으며 꽃불로 타오르는 듯 뜨거웠다. 어떤 의식보다도 몰입이 되었다, 나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서 그 의식을 담았고 멀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퍼 날랐다.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교회앞마당 뜰에 깔려 있는 목련꽃들을 보게 되었다. 누렇게 변모되고 구겨진 모습들이 ‘똥 닦은 휴지’같았다,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이라 했지만 전화 한통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화려함도 아름다움도 고고하고 품격 있는 꽃도 떨어져 버리는 것처럼 인생이 바로 그런 게 아닌 가 반추 해 보는 계기가 된다, 또 다른 한편의 시 역시, 교회 앞에 있는 상암초등학교 운동장 언저리에 있는 <백목련>을 보면서 적은 것이다. 이곳의 목련은 다른 목련이 다 지고 나면 늦게 서야 피고는 어느 목련보다 허느적 거리는 것 같다. 학교 교장선생님은 그 목련을 한참이나 검색하시더니 백목련이라 하셨다.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오후, 운동장 곁 팔각정에서 교장선생님과 목련차를 나누어 마시면서 고목 같은 목련나무 곁가지에서 흐드러지게 핀 목련꽃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마치 하얀 소복을 입은 참한 여인네로 보였다. 그 여인은 속치마를 흩날리고, 햇살은 몸을 더듬거리고, 바람은 자꾸 하얀 저고리를 치켜 올리고 지랄 난리다. 봄바람이 분다. 지랄옘병 몸이 근질근질하다 천형이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을 헤치고 온 봄 길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슷한 기억들 언제까지나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 우리는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하여 세계평화의 진정한 봄을 기대 했다. 그러나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은 아니다.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지고 떠난 봄처럼 다시 봄은 오고 내 사랑 목련은 시대의 선구자로 피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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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읽어주는 남자우동식의 詩 읽어주는 남자 ----- 매화 이성배 막, 진통이 시작 되었다 난산이다 마르고 굽은 가지까지 힘을 쓰기에는 묵은 세월이 너무 무겁다 지켜보고 있던 달빛 입술이 바짝 마르고 산파로 나선 바람 제가 더 용을 쓰고 있다 누구나 가슴에 꽃망울 하나 씩 배고 있다 그것이 꿈이던 추억이든 또는 그리움이든 만삭의 겨울 무거운 걸음으로 강을 건너고 기다림은 언제나 아픔이다 마지막 힘으로 비늘잎 찢고 불두덩이 쑤욱 돋으면 숨 죽이고 있던 별 하나 잽싸게 달려들어 꽃이 된다 >우동식시인 매화는 일찍 피기에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피어서 동매(冬梅), 눈 속에 피기에 설중매(雪中梅)라 하고, 꽃의 빛깔에 따라 하얀 것을 백매(白梅) 붉으면 홍매(紅梅)라 부르며, 꽃에 중점을 두면 매화가 되지만 열매에 중점을 두면 매실이 되는 유실수(有實樹)이다. 지리산 자락 산청군 단속사에 가면 강회백이 심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정당매(政堂梅)와 함께 그 부근에서 남명매(南冥梅)와 원정매(元正梅)등 산청삼매를 만날 수 있다. 몇 해 전 여수갈무리문학회 회원들과 문학기행을 갔을 때 640여년이 된 정당매가 고사 된 곁가지에서 핀 매화를 보면서 고매하고 은은한 향기에 압도 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성배시인은 그것을 진통 끝에 난산이라 했다. 우주의 집중으로 잉태 한 꽃의 탄생은 신비하고 위대하다. 어디에 품었다가 저 많은 꽃들을 피워낼까? 먼 길 걸어왔을 저 많은 꽃등, ‘마지막 힘으로 비늘잎 찢고 불두덩이 쑤욱 돋으면 숨죽이고 있던 별 하나 잽싸게 달려들어 꽃이 된다. 가장 먼저 남쪽에서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 추위에 굴하지 않고 꽃을 피우는 매화를 선비들은 매경한고불매향(梅經寒苦不賣香 )‘매화는 추위와 고통을 겪어도 향기는 팔지 않는다’하여 사군자의 으뜸으로 여겼다. 매화정신, 매혼(梅魂)을 매군(梅君)이라 하여 자네 또는 군자로 사랑했던 것이다. 중국 송나라 임포는 절강의 소호에서 처자식 없이 매화를 심고 학을 기르면서 살았다고 한다. 그에게 매화는 아내요 학은 자식 이었다. 그래서 풍류를 즐기는 이러한 삶을 매처학자(梅妻鶴子)라 했다. 막 매화꽃소식 매신(梅信)이 전해져 오고 있다. 하얗게 꽃 핀 매화나무 터널 아래서 달빛과 함께 그윽한 매화주 한잔 하고 싶다. 그러면 내 가슴에도 매화꽃 피려나 ‘누구나 가슴에 꽃망울 하나씩 배고 산다. 그리고 만삭의 겨울 무거운 걸음으로 강을 건너’고 반짝이는 꽃이 되고자 한다. 향기가 되고자 한다. 열매가 되고자한다. 스스로 빛나고 스스로 아름다워지고자 한다. 우동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