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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애 가장 젊은 날 -나는 여수로 간다

기사입력 2019.06.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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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화도 놓치고 개도로!
    -가막만 쪽빛 바다 보석처럼 박혀있는 섬들 품으로 안으면서...
    -여수 사람들 친절함 친근감 다른 지역에서 맛보지 못했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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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야도 선착장에서 하화도 들어가는 배를 타기위해 아침까지 굶고 도시락만 대충 챙겨서 여수 가막만을 끼고 달렸다. 차창을 열자 불어 들어오는 바람에 실려오는 해초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가막만의 풍경은 눈을 시리게 만든다. 오감이 작동하여 맘이 설레어지기 시작한다. 내가 나에게 말한다. “정신 차려! 운전에 집중해야지......”


    드디어 백야도 선착장에 도착- 8시 20분 -내가 탈 배는 8시 30분 출발. 참 알맞게 도착한 것에 감사하고 매표소로 들어가니 웬걸......? 하화도행 배는 8시에 이미 출발했단다.
    “아! 이 바보가 잘못 알았구나!”

    매표원과 잠시 상의한 후 9시 10분발 개도행 배를 타기로 결정하니 시간 여유가 좀 있어 매표원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 초행 여행객인 나는 궁금한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아 똑같은 내용을 답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매표원은 어찌 이리 친절하게 답변을 해 주실까! 배 놓친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은 듯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날씨는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쾌청, 바람은 솔솔, 파도는 잔잔, 내 마음은 샤방~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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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가막만 쪽빛 바다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섬들을 품으로 안으면서 사진과 동영상 몇 컷을 찍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다 작품이다! 개도 화산 선착장에 도착. 소박한 섬의 모습에 나는 절로 자유로움을 느낀다.

    사람길 쪽으로 먼저 갈까? 아니면 반대 방향인 월항 쪽으로 먼저 갈까? “그래, 개도하면 사람길이지......” 선택한 길로 걸었다.
    그런데 왠지 이상했다. 바닷가에서 일하고 계시는 주민분께 물어 보았다. 그 분께서 일손을 멈추시고 잘못 왔다면서 정감있는 사투리로 “ 어쩌께나~ 잘못 와 버렸어, 이이잉......”하시며 안타까워 하신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산에는 산짐승도 있다면서 주의해서 여행 잘 하라며 손까지 흔들어 주신다. 이것이 여행하면서 덤으로 받아가는 즐거움과 행복감이다. 여행객의 낯선 지역에 대한 서먹함과 두려움을 해소시켜 주는 여수 사람들의 친절함과 친근감은 다른 지역에서 맛보지 못했던 선물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순응해 가며 살아가는 순박함 때문일까!

    개도는 주위의 작은 섬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다는 의미로 덮을 “개(蓋)”자를 써서 개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봉화산(335m)과 천제봉(328m)이 개(dog)의 두 귀처럼 보여 개섬이라 하였다고도 전해진단다. 실제로 개도는 제도, 자봉도, 야도, 하화도, 상화도, 장구도, 이름도 모를 많은 섬들을 이끌고 있는 대장 섬인 셈이다. 개도를 중심에 놓고 보면 개도를 포함해서 백야도, 하화도 상화도, 추도, 사도, 낭도, 둔병도, 적금도를 행정구역으로 하는 화정면이 있고 북쪽은 여수반도(여수시, 율촌면, 소라면, 화양면), 북동쪽에는 돌산도(돌산읍), 남동쪽에는 금오도, 안도, 연도를 행정구역으로 하는 남면이 있고 남서쪽에 순죽도, 상백도, 백도, 하백도, 동도, 거문도(동도, 서도, 고도 등 3개의 섬을 말함), 초도를 행정구역으로 하는 삼산면이고 먼 서쪽으로는 고흥반도가 가물가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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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수많은 섬들로 인하여 개도의 사람길은 따라 걷다보면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하여 새롭게 만들어지는 풍경을 품은 길이 된다. 오목 볼록하게 해안선이 형성된 리아스식(육지의 침강이나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의 일부가 바다 속에 잠겨 이루어진 복잡한 해안)해변은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풍경을 요리 조리 잘도 변화시키는 요술쟁이다.

    마치 개도라는 미술관에서 걸어 다니며 명품 자연을 연작으로 감상하며 다니는 기분이다. 잔잔한 파도 소리, 바다향기, 바람소리, 새소리, 푸르른 숲의 속삭임까지 보태져 4D 영상을 온몸으로 감상하는 기분이다. 특히 모전 해수욕장의 자갈밭을 걸을 때는 자갈의 경쾌한 소리가 재미있어 자꾸 걷고 싶어진다. 이것이 힐링이고, 에너지 충전이고, 여행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진즉에 알았더라면 더 많이 와봤을텐데......” 미련을 남기며 숙소로 가는 배를 타야만 했다.

    석양에 반짝이는 잔잔한 파도와 여기 저기 요리 조리로 보이는 섬들도 떠나가는 여행객이 아쉬운 듯 손을 흔든다. “나는 항상 여기 이 자리에 있으니 언제든지 오라고......”
     

    여수 여행 김현숙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로 7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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