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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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장사지내는 코끼리

[수필]장사지내는 코끼리

▲임병식 수필가 세상은 놀라운 일도 많다. 갖가지 기후현상을 비롯하여 지구에 몸담고 사는 동식물들이 깜짝 놀라울 행동을 보여 탄성을 내지르게 만든다. 기후현상으로는 한쪽 대륙은 가뭄으로 목이 타들어 가는데 다른 쪽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또 한쪽에서는 한파가 계속되는데 다른 쪽에서는 폭염이 쏟아져 대지를 초토화 시켜 놓는다. 엊그제는 남극지방에서 기후온난화로 인해 집채만 한 빙하가 떠내려와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놀라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자연현상 말고, 일전에 지상에 인도 벵골지역에서 사는 코끼리가 장사지내는 장면을 내보내 사람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일개 동물에 지나지 않는 코끼리가 그런 행동을 하다니. 놀라우면서도 소름마저 끼치게 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 코끼리의 새 장례문화가 발견되었단다. 마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들려 가보니 죽은 아기코끼리를 땅을 파서 매장을 해두었다는 것이다. 머리와 네발을 하늘을 향하도록 절반쯤 묻어 놓았더란다. 이럴 수가 있는 것일까. 그 기사를 대하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보다 낫다’는 것이었다. 이와 견주어 인간은 어떤가. 물론 대다수는 그렇지 않고 극히 일부 인간말종들이 보여주는 사례지만, 혀를 끌끌 차게 한다. 보모가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때려죽이고, 늙은 부모가 짐이 된다고 유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코끼리는 죽은 새끼를 멀리 끌고 와 정성껏 매장하고 구슬피 울며 떠났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들의 장례풍속이 얼마나 가상한 것인가. 동물이 보여주는 행동이 예사로 여겨지지 않는다. 장사를 지내고 떠난 코끼리들은 그 후로 무덤을 찾지 않았다는데 그것은 그런 의식을 치러줌으로써 모두 잊고자 한 것이었을까. 그러한 행동을 보면서 코끼리는 비록 동물이지만 사람 못지않은 감성과 영성을 지낸 개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코끼리를 절대로 우습게 여기거나 열등하게 볼 동물은 아닌 것 같다. 임병식

소방안전교육 패러다임이 함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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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소방서 화학119구조대 소방장 정온유 현재 소방에서는 재난의 복합화, 예측 불가능한 新 재난 안전에 대하여 국가책임에서 ①스스로를 지키고(By Myself), ②이웃을 돕고(By Each Other), ③정부 역할을 다하는(By Government), 함께 실천하고 안전문화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소방안전교육 패러다임 추진 중에 있다. 위 3가지 단계를 통하여 국민과의 소통과 다각적인 참여로 수요자 중심의 소방안전교육을 실현시키고, 재난의 복잡화 및 예측 불가능성의 증대로 대국민적 안전교육 중요성을 부각하고자 한다. 이처럼 함께 실천하는 안전문화 분위기 확산을 위하여 소방안전교육 패러다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①스스로를 지키고(By Myself); 재난대응·대처 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 함양을 위한 수요자별 교육을 추진하는 것으로, 5세 미만의 유아기부터 60세 이상의 노년기까지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 세워 신체·인지적 특성 등을 반영하여 교육방향을 운영한다. 일상 및 재난 시 대응활동을 위한 총 4가지 분야(응급처치·화재안전·생활안전·재난안전)로 집중화하여 소방안전가이드를 제작하고 배포한다. 일반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도 메타버스 119안전체험관을 운영하여 지속적인 반복체험으로 대응능력을 함양시키고, 특히 장애유형별 특성에 맞는 멀티미디어북을 활용하여 교육 대상을 확대하고자 한다. ②이웃을 돕고(By Each Other); 자기 스스로를 지키는 능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교육 및 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을 추진하는 것으로, 자기 주도학습 교육 및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확대한다. 또한, 소방안전교육사 등 전문인력 운영을 활성화 시키고, 지속가능한 체험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대국민 맞춤형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집중 홍보기간 지정(9~10월) 및 전국 일반인 심폐소생술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교육홍보를 강화한다. ③정부 역할을 다하는(By Government); 민관협업을 통한 공동가치를 실현하는 것으로, 장애인 안전확보 능력 향상을 위해 관계기관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관계부처와 민간 협업으로 청소년 및 외국인에 대한 안전교육도 강화한다. 이처럼, “너와 나, 우리의 안전한 시간”이라는 슬로건으로 소방안전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넘어 국민이 참여하고, 체험 중심적인 소방안전교육과 다양한 관계부처의 협업을 통해 안전을 보장하는, 소방안전교육 패러다임을 확산하여 함께 실천하는 안전문화를 조성해보길 기대한다. 정온유

[수필] 숨겨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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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 수필가 산에 오르다가 야생 난을 만났다. 마음먹고 오른 등산은 아니었고 마침 내리던 비가 그쳐서 꽃나무를 사들고 찾아간 발길이었다. 이날은 마침 경칩이기도 해서 마음이 들떴다. 아내 무덤 밑에다 나무를 심어놓고 조카가 가꾸고 있는 이웃 농장을 찾아갔다. 거기에는 감나무를 비롯해서 황칠나무, 밤나무, 호두나무, 편백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다. 어렸을 적이 생각이 나서 산 위로 내달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중간쯤에 있던 고총의 무덤은 상상외로 위쪽에 있고 전에는 지천이던 딱주는 하나도 보이지 않은 가운데 야생난이 지천이었다. 이것들은 벌써 꽃이 핀 것도 있고, 대부분이 한참 꽃대를 올리고 있었다. 그 무리 중에 눈에 꽂히는 것이 있었다. 이파리 중간에 노랗게 물이든 중투의 난이었다. 그것은 온전한 것은 아니고 노루나 토끼가 뜯어 먹었는지 중간이 잘려있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이파리 하나가 온전하여 중투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야, 반갑다. 중투!” 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촬영한 후 조심스럽게 낙엽으로 덮어주었다. 성장을 위해서는 노출을 시켜놓아야 하겠지만 누가 보면 금방 채취해 갈 것 같아서였다. 조카의 말에 의하면 이곳에는 산 두릅도 많은데 외지인이 먼저 서리를 해가는 바람에 한 번도 맛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퍼득 떠올랐던 것이다. 그 조치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놓아야만 그나마 보존이 될 것이 아닌가. 그리해 놓고 돌아서니 마음 한 켠 크게 기쁨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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